날씨가 급변하는 요즘입니다. 생각 이상으로 더운 날과 추운 날이 반복되고 있는데요. 쓰줍게는 각자 집에서 휴식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주 <쓰줍게의 쓰줍레터>에서는 그간 쓰줍게의 활동기록과, 짧은 에세이 한편을 실어 보내드립니다. 다가오는 한주는 따뜻한 날씨가 예고되어 있습니다. 모두 감기 조심하는 한 주 보내세요.
PLOGGING
쓰줍게의 활동기록
2월 20일에는 동네 뒷산에서 등산 쓰줍을 시도했습니다. 친구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야심차게 뒷산을 올라갔는데, 웬일인지 쓰레기가 하나도 없어서 열심히 산만 타다 왔습니다🥲 정상까지 쓰레기 하나 없이 이리도 깨끗할 줄이야! 쓰줍은 못했지만 너무 좋은 일 아니겠어요?
2월24일에는 쓰줍게 멤버들이 간만에 사근동에서 만났습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사근동의 '오잉키 카페(@cafe_oinky)'에서 쿠키를 용기에 포장해 헤어졌습니다. 로스쿨 재학 기간 동안에는 이른바 #용기내챌린지를 자주 했었고, 오잉키 카페는 가장 자주 방문했던 카페 중 한곳이기도 했는데요. 사장님께서도 자주 쓰줍게에 응원의 댓글을 남겨주셔서,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말씀도 드렸습니다.
2월 25일에는 더샵수지포레 근처에서 플로깅을 하고 왔습니다. 현재 지내는 곳인 상현 근처에서 10리터 쓰레기를 줍고 왔어요. 이번에도 담배꽁초와 담뱃갑들이 유독 길에 많이 보였습니다. 서울 근교에서 쓰줍을 해본 것은 새로운 경험입니다. 유독 아이들이 쓰줍하는 길에 많이 보였는데요.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쓰레기를 줍는 습관이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쓰줍게의 모든 쓰줍/플로깅 활동은 쓰줍게 인스타그램(@ploggingcrab)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아래의 버튼을 눌러 '쓰줍게가 주운 쓰레기' 게시물을 직접 확인해보세요.
쓰줍게가 동네책방에 중고책을 기부했습니다.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기부한 건 아니었고요. 서울제로마켓과 책방밀물이 함께한 '중고책 순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책들 중 집에는 있지만 읽지 않게 되고, 그렇다고 버리자니 깨끗한 책들이라 아까운 것들 있잖아요. 이런 책들만 몇권 모아서 쓰줍게가 동네책방에 기부하고 왔습니다.
중고책을 2권 이상 기부하면 선물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우선 친환경 소재로 만든 북백을 증정받았습니다. 책 한 권이나 아이패드를 넣기 좋은 가벼운 무게였어요. 또 업사이클 독서링도 증정해주셨습니다. 손가락에 끼워 책을 읽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도구인데요. 이 독서링은 플라스틱 병뚜껑을 활용해 만든 업사이클 제품인만큼 프로젝트 취지에도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중고책 순환'에 대해 들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특히 책은 누구나 집에 가지고 있는만큼 직접 자원순환에 참여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밀물책방 이외에도 다양한 서점들에서 중고책 순환, 중고책 기부와 같은 이름으로 유사한 행사를 다수 진행하고 있으니까, 많은 관심 가져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SSAY
정직함
로스쿨 2학년 어느 과목 기말고사를 앞두고 복도에서 동기와 서로 문제 예측을 해보며 시험을 준비했다. 그 시험이 끝난 다음날 한 동기 형이 나한테 고맙다고 하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우리가 시험 문제 예측 하고 있을 때 그 옆을 지나가다가 자신이 몰랐던 내용이 있길래 귀기울여 들어봤는데 그 내용이 운 좋게 시험에 나왔다고 한다. 수험생들은 열심히 공부하겠지만 마지막 한끝 차이는 운이 결정한다. 그 과목에서 나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있겠지만, 그 사람이 나보다 공부를 적게 해서 점수가 낮은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마지막에 집중해서 본 내용이 시험에 나오는지에 따라 점수는 달라질 것이다. 그만큼 수험은 노력이 반드시 비례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쓰줍은 정직하다. 그래서 로스쿨 생활 중 취미로 좋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쓰레기를 주우면 그만큼 주운 것이다. 내가 주운 쓰레기가 다시 쓰레기 봉투를 뛰쳐나와 다시 돌아가는 일도 없고, 10리터치 주운 쓰레기가 마무리할 때에는 갑자기 5리터가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정직하게 내가 한만큼 결과가 남는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노력한만큼 반드시 보답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특히 서로 경쟁해야 하는 수험 영역에서는 더 그렇다. 초중고, 대학, 로스쿨까지 시험에 따른 결과가 남는 과정을 오랜 기간 거쳐왔다. 그렇기에 이 정직한 행위에 더 끌렸던 것은 아닐까.